
아무것도 모르고 산적같이 험학하고 무뚝뚝한 아빠의 손아귀에 이끌려 엉겹결에
한남자의 아내로 우리들의 어머니
표현하기도 고통스러울 만큼 차마 말로는 하지못할 고생과 힘겨운 삶을 살아온 어머니
지금에서야 삶의 재미란것이 무언지를 조금은 알수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이제야 살맛을 알겠다고 말하시며 주름진 눈길로 미소지으시던 그모습
참많은 생을 살아 오신듯 머리색도 어느새 하얗게 물들여져 있고
잎사귀가 말라버린 고목 나무처럼 쭈그쭈글 해진 어머니의 손마디와 흑빛살결이 조금은
나의 마음을 가슴시리도록 애틋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이제는 아기의 걸음걸이를 하듯 자꾸만 작아져 가는 어머니의 발걸음이 때로는 삶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지시는지 기나긴 세월동안 어머니의 육중한 몸을 받쳐 주던
핏줄이 얽히고 설킨듯 꼬여있는 다리는 더이상 버티기가
힘이 드시는지 자꾸만 휘청 거리시고 차츰차츰 깊어져만 가는 고생 주름살..
머지않아 조금더 나이가 들면 다른 엄마들 처럼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되지만 우리 어머니는 그런일 없을거라고 속절없이 믿고있는 나에게
어머니는 그저 나와 이렇게 60여년을 살아준 다리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하셨죠
어머니의 젊은시절 참으로 많은 삶의 경험과 희노애락이 있었지만
아직도 못난 자식들을 위해 궃은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에게 늘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제는 살아온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겠지만
이제는 종이호랑이가 되어버린 부모님의 곁에서 언제나 처럼 철없는 아기가 되어 살고 싶습니다